분리배출도 중요하지만, 가장 적은 에너지로 환경 영향을 줄이는 건 ‘재사용(reuse)’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물건을 조금 손보아 다시 쓰면, 재활용 과정(수거–세척–분쇄–재가공)에 쓰이는
에너지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죠. 다만 모든 용기가 똑같이 안전한 건 아닙니다.
재료마다 적합한 쓰임새와 세척법이 다르고, 식품 재사용 시엔 위생 기준이 더 엄격해야 합니다.
이 글은 유리병·플라스틱·금속·종이 등 생활 속 대표 재활용템을 중심으로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 재사용하면 좋은지 전문적인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끝부분엔 바로 따라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와 자주 묻는 질문도 덧붙였습니다.
스스로에게 던져볼 질문: 내 집에 있는 빈 용기 중,
세척만 하면 ‘그대로’ 다시 쓸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용도 변경(업사이클링)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1. 유리병 재사용 마스터 가이드: 위생·안전·활용 아이디어
유리가 재사용에 유리한 이유
비활성 재료(내용물과 반응하지 않음), 냄새·색 배임이 적고, 열과 세척에 강합니다.
스크래치가 나도 미세 입자 유출 위험이 없고, 적절히 다루면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세척·탈취·라벨 제거 표준 루틴
예비 세척: 따뜻한 물로 헹궈 잔여물을 비웁니다.
본 세척: 뜨거운 물(50–60℃) + 중성세제 + 병솔로 내부를 문지릅니다. 뚜껑 실리콘 패킹은 분리.
소독(식품 용도 전환 시 권장):
끓는 물에 병만 5–10분. ‘급격한 온도 변화’(냉병에 끓는 물 등)는 파손 원인이니,
미지근→따뜻함→뜨거움 순으로 예열. 금속 뚜껑은 열탕 대신
식초 희석액(식초:물=1:4) 또는 70% 에탄올로 표면 소독 후 완전 건조.
라벨 제거:
미온수에 베이킹소다 2T + 주방세제 1T 넣어 30분 불린 뒤, 카드·스패튤라로 밀기.
끈끈이는 식용유(올리브오일·베이비오일)로 문지른 뒤 세제로 마무리.
강한 용제(시너)는 식품 용도엔 비권장.
건조: 입구를 아래로 향하게 세워 ‘자연건조’. 행주로 닦으면 실 보풀·세균이 남을 수 있음.
주의해야 할 용도
기름·허브 침출(갈릭 오일 등): 혐기성 환경 + 수분이 섞이면 식중독 위험.
만들 경우 냉장 보관하고 짧은 기간(1주 이내) 사용 권장.
탄산·발효: 압력 상승으로 파손 위험. 전용 에어락 또는 압력 분산 가능한 병 사용.
마개변형·녹 발생: 금속 뚜껑이 변형되었거나 녹이 슬면 식품 보관용으로 재사용하지 않습니다.
활용 아이디어(안전·실용 중심)
주방: 곡물·견과·허브티·향신료 보관(투명이라 재고 파악 쉬움), 수제 시럽·드레싱(냉장)
욕실·세탁실: 베이킹소다/과탄산소다/세탁 소분통, 고체 샴푸·비누 건조 보관
데스크: 펜·붓·가위 꽂이, 동전/클립 보관
인테리어: 미니 화병, 티라이트 캔들 홀더, LED 전구 스트링과 결합한 무드 조명
외출: 콜드브루 병, 샐러드 포팅(소스는 작은 유리병 별도)
정리 팁: 투명병 + 라벨러로 ‘품목/구매일/개봉일’을 표기해 유통기한 관리.
2. 플라스틱 용기: 재질코드로 판단하는 ‘다시 쓰기’ 기준
먼저, 재질코드를 읽자(바닥 삼각형 숫자)
#1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음료병·샐러드 포장에 흔함. 열에 약함, 반복 세척·가열 불리. 냉장·상온 비식품용 수납 권장.
#2 고밀도폴리에틸렌 / #4 저밀도폴리에틸렌 :
세제통·우유병·지퍼백. 화학적 안정성 양호, 저온·상온 재사용 적합.
가열·전자레인지 비권장(표기 없는 경우).
#5 폴리 프로필렌 플라스틱:
밀폐용기·일회용 그릇. 내열성이 높아 전자레인지 가능(해당 표기 필수). 스크래치 심하면 교체.
#6 스티로폼: 일회용 포장. 열·기름 접촉에 취약, 재사용 비권장.
#7 Other(PC 등):
혼합재/폴리카보네이트. 구성 불명·내열성 제각각, 식품 재사용은 표기 확인 후 제한적.
플라스틱 재사용 ‘안전 수칙’
가열 금지: 전자레인지·식기세척기 사용 여부는 용기 표기로만 판단. 표기 없으면 사용하지 않음.
스크래치·혼탁화·변형이면 교체: 미세 틈에 세균·냄새가 스며듭니다.
기름진 음식·진한 색소(고추기름·강황) 보관 시 냄새·착색 주의. 유리나 스테인리스로 대체가 안전.
뚜껑 패킹(실리콘) 분리 세척: 틈새 곰팡이 예방.
식품→비식품 전환: 수명 말기엔 문구·공구·반려동물 용품 소분통 등 비식품 용도로 돌려 쓰기.
플라스틱, 이렇게 똑똑하게 재사용
냉동 전용 PP 용기로 육수·과일퓨레 포션 만들기(날짜라벨 필수)
지퍼백 세컨드 라이프: 새 양파·허브 냉동 → 사용 후 세척·건조 → ‘양말 분류백·여행 파우치’로 전환
우유병(HDPE) 컷팅 업사이클: 서랍 속 파티션 또는 케이블 홀더 제작
배수 구멍 뚫은 샐러드 용기(#5): 허브 재배 화분로 전환(받침대 필수)
*우리 집에서 가장 많은 재질코드는 무엇(#1~#7)인가요?
*그 특성에 맞춰 가열/비가열·식품/비식품 용도를 재배치해보면 어떨까요?
3. 금속·종이·기타 재료: 위험요소 점검과 생활 밀착 아이디어
금속(철·알루미늄)
장점: 산소·빛 차단 우수, 내구성 높음.
주의: 절단면이 날카로워 가공 시 가장자리 마감(사포·실리콘 몰딩) 필수.
녹·페인트 벗겨짐 있으면 식품용 금지.
활용:
연필꽂이·브러시 홀더, 미니 쓰레기통, 작은 공구함, 미니 화분(배수 구멍 + 받침대).
뚜껑 있는 깡통은 반려동물 간식 보관용으로 좋지만,
내용물 냄새 이행 가능성 있어 건조 사료 위주 권장.
종이·골판지·종이봉투
장점: 가공 쉬움, 라벨링 용이.
주의: 습기·기름에 약해 식품 장기 보관 부적합.
방습 라이너 추가 또는 비식품(문구·케이블·영수증 분류) 중심으로.
활용: 택배 상자 → 서랍 분리함/책상 오거나이저,
종이봉투 → 음식물 쓰레기 통 라이너(물기 최소화),
달걀판 → 다육이 포트 이동 트레이.
기타(코르크·천·실리카겔·완충재)
코르크 마개: 냄새 흡착에 유리. 말려서 서랍 제습·탈취재로.
천 쇼핑백: 세탁 후 수납 카테고리 표기해 옷장·팬트리 정리.
실리카겔: 색 변화형은 재사용 가능(저온 오븐으로 건조 후 다시 투입).
버블랩·종이 완충재: 이사·시즌 보관 시 재포장, 의류 충전재로 재사용.
재사용 vs 재활용: 결정 트리
내용물 흔적·냄새가 심함? → 강세척·탈취로 회복되면 재사용, 아니면 재활용.
식품 용도로 다시 쓰려나? → 예, 소독·내열성·재질코드 확인 필수.
스크래치·변형·균열 있음? → 식품용 금지, 비식품으로 전환 또는 재활용.
가열·전자레인지 계획 있음? → 해당 안전표기 없는 재질은 사용 금지.
수명이 다했나? → 마지막 단계로 업사이클(비식품) → 그래도 어렵다면 분리배출.
바로 쓰는 ‘집안 재사용 체크리스트’
유리병: 세척(50–60℃)→라벨 제거→완전 건조→용도 라벨(품목/개봉일)
금속 뚜껑: 열탕 대신 표면 소독 후 건조(녹·변형 시 폐기)
플라스틱: 바닥 재질코드 확인(#1~#7), 스크래치 심하면 식품용 중단
전자레인지/식기세척기: 용기 표기 확인 없는 제품은 사용 금지
기름진 음식·강한 색소 보관은 유리·스테인리스 우선
비식품 전환 리스트 마련(문구·케이블·반려 용품·취미 재료)
재사용 재료 박스 운영(실리카겔·버블랩·종이완충·여분 라벨·마스킹테이프)
매월 1회 ‘용기 점검 데이’(균열·냄새·패킹 상태 점검, 교체/전환 결정)
상황별 베스트 프랙티스(실전 예시)
양념통 세트 정리:
동일 규격 유리병 6~12개를 골라 뚜껑 색/라벨 통일 → 조리 스트레스 감소, 재고 관리 쉬움.
냉동실 포션화:
폴리 프로필렌 플라스틱 용기/실리콘 트레이로 육수·다진파·다진마늘 소분 → PET병은 냉동 금지.
세제 리필 스테이션:
대용량 세제(세탁·주방)를 집에 있는 빈 펌프병(#2/#5)으로 소분, 용도별 라벨링.
정원·베란다:
플라스틱 샐러드 용기 바닥에 구멍 → 허브 모종 키우기, 금속 캔은 방청 처리 후 야외 사용.
여행/캠핑:
시럽병(유리)→오일/식초 소분, 미니 캔 병→스파이스 키트, 사용 후 바로 세척해 냄새 이행 방지.
재사용은 ‘창의성’ 이전에 안전성과 재료 이해가 먼저입니다.
유리는 식품·가열 주변, 플라스틱은 재질코드에 맞춘 저온·비가열 중심,
금속·종이는 비식품 저장·정리·인테리어로 역할을 나누면 실용성과 안전을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오늘 당장 할 일은 간단합니다.
① 집안 빈 용기를 재질별로 모으고,
② 세척–소독–라벨링 표준 루틴을 만든 뒤,
③ 용도 전환 리스트를 정해 습관화하세요.
당신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어떤 재사용 팁이 가장 현실적이었나요?
여러분의 주방·욕실·작업실에서 통했던 노하우를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작은 실행이 모이면, 우리 동네의 쓰레기 감량과 탄소 저감에도 분명한 변화를 만듭니다.
보너스: ‘한눈에 보는’ 재사용 우선순위 표
식품 보관 1순위: 유리(열탕 소독 후), 스테인리스
식품 보관 2순위: PP(#5) – 전자레인지 가능 표기 확인
비추/주의: PET(#1) 장기 재사용·가열, PS(#6) 재사용 전반
비식품 전환: 스크래치 심한 플라스틱·변형 뚜껑 금속·냄새 남은 병